수마에 속수무책 희생된 美꼬마들…"아동, 기후재난에 더 취약"
텍사스 홍수 사망 100여명중 27명이 어린이 "대처 불가능했다"
미 연구진 "5∼14세, 재앙적인 홍수에서 사망 가능성 가장 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사망자가 100명 이상 나온 미국 텍사스 홍수 참사는 기후 재난에서 아동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킨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소 1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텍사스 홍수 사태는 지난 50년간 있었던 홍수 중에서도 역대급 재난이었지만 불균형적으로 많은 수의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당국에 따르면 확인된 사망자 중 최소 27명은 어린이인데 이는 전체 사망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WP는 재난 예방을 위해 다양한 예측 기법과 소통 수단이 동원되는 시대에 이런 어린이 사망 규모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짚었다.
이번 참사는 한밤중 텍사스주 중부 내륙 산지인 커 카운티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불어난 강물이 지난 5일 새벽 여자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을 순식간에 덮치면서 발생했다.
캠프 사망자 대부분은 8세의 소녀들이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달루페 강 수위는 3시간 만에 무려 6m 높아졌고, 강물은 순식간에 파괴적인 급류로 변해 주변의 캠프와 오두막과 캠핑카 등을 휩쓸고 지나갔다.
어린이가 대처하기 불가능한 대재앙이었다.
전문가들은 신체가 작고 심리적으로 미숙하며 어른들의 지원과 보호에 의존하는 어린이들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주는 위험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2021년에 전 세계 7억 1천만명의 청소년, 특히 개발도상국에 있는 청소년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위험에 처해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미국 연구진도 앞서 20년 전,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해 어린이 중에서도 5∼14세가 재앙적인 폭풍, 홍수 상황에서 사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을 낸 적이 있다.
미 콜로라도대 자연재해센터 소장이자 사회학자인 로리 피크는 "전반적으로 미국에서 재난으로 인한 아동 사망은 매우 드물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규모의 비극은 더욱 당혹스럽고, 미래의 극한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기상 재난에서 생존한 아이들은 오랫동안 분리불안, 악몽, 우울증, 위험한 행동, 활동 중단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버몬트대 사회학 교수 앨리스 포더길은 "재난은 아이들의 삶에서 매우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아이들은 여러모로 엄청나게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텍사스 홍수 사망자는 이날 현재 104명으로 집계됐지만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캠프 미스틱 참가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수십명이 실종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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