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은 울산 구삼호교 대체통행로 '하세월'…주민 불편 호소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울산의 구 삼호교가 일부 무너져 내린 지 5개월 가까이 됐지만 마땅한 대체 통행로가 확보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구 삼호교 인근 남구 삼호동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무너진 옛 삼호교를 대체할 주민통행로 확보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18일 사고 현장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행정 당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했지만, 지금까지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신속한 대체 통행로 확보를 촉구했다.
회견에 참석한 60대 주민 김모 씨는 "20년 넘게 이 동네에 살고 있는데 붕괴 사고로 시장도 제대로 못 가고 너무 불편하다"며 "구청에서는 신삼호교를 이용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원래 가던 것보다 15분 넘게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40대 안모 씨는 "원래 옛 삼호교를 건너서 장도 보고 운동도 했는데, 지금은 차가 없는 사람들은 기존에 하던 활동을 거의 못 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차량 전용인 삼호교로 걸어 다니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구 삼호교는 울산 최초 근대식 교량이자 국가등록 문화유산으로 일제강점기인 1924년 만들어졌다.
이후 노후화로 보행자 전용 다리로 전환된 뒤 20년 가까이 중구 다운동과 남구 무거동 생활권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는데, 올해 7월 20일 폭우로 상판 일부가 무너진 뒤 현재는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구 삼호교를 도보로 건너다니며 장을 보거나 산책하는 등 일상을 영위해 온 주민들은 이제 10여분을 돌아 교량 길이가 구 삼호교의 두 배가 넘는 신 삼호교를 이용하거나, 구 삼호교와 비교적 가깝고 길이가 짧은 차량 전용 교량을 위험천만하게 걸어 다니고 있다.
중구는 주민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 이 차량 전용 교량에 인도 데크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중구 관계자는 "주민 안전을 위해 데크 설치를 포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jang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