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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구조대와 청평구급대의 친절하고 헌신적인 구조활동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1-09-17
글쓴이
박**
작성일
2021-09-17
답변일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8월13일 가평 불기산으로 등산을 갔다가 약 400m 고지의 급경사 사면을 지나면서 밟은 돌이 지면에서 빠지면서 넘어졌고, 그 여파로 왼쪽 종아리부분을 다쳤으나 가평구조대와 청평구급대의 헌신적이고 친절한 구조덕택에 마석에 소재한 “원”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서울로 옮겨 수술을 받은 후 아직 치료 중에 있습니다.
왼쪽 복사뼈 위 두 곳의 골절로 지난달 14일 철물보형재를 뼈에 덧대어 피스 7개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고 12일 만에 퇴원을 하였으나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9월 15일부터 겨우 집안에서만 몇 걸음씩 떼고 있습니다.
저의 부주의로 무더운 여름날 가평구조대와 청평구급대원님들께 정말 많은 수고를 끼쳐드렸고, 악전고투의 힘든 구조 활동으로 저를 무사히 병원으로 후송해주신데 대해 우선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직 발목과 발등에 부기가 있어 책상에 앉아있기에 불편함을 느끼며, 그래서 진즉 감사의 글을 올리지 못했음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산을 좋아해서 가평의 53산과 경기도 182산을 전부 올라보는 목표로 쉬는 날에는 별일이 없는 한 혼자 산행을 즐기고 있었으며 가평 53산은 6개, 경기도 182산도 60여개 남겨두고 가평에 소재한 불기산을 오르는 중이었습니다.
상천역에서 걷기 시작하여 삼봉사 쪽으로 길을 잡았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삼봉사를 지나서는 이내 길이 희미해졌고, 어렵게 400고지의 능선에 올라서 불기산 정상 쪽으로 가다가 급경사 좁은 길의 돌을 밟았는데 그게 깊이 박혀있지 않아 쑥 빠지면서 길 밑으로 넘어졌는데 그나마 다행히 엎드리는 자세로 풀숲을 잡으면서 자세를 겨우 유지하여 아주 굴러 떨어지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순식간의 일이라 잠시 엎드려 있다가 조금씩 몸을 움직여봤더니 왼쪽 다리가 뻐근한 것 외에는 크게 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넘어진 곳이 급경사면이었지만 낙엽이 푹신하게 깔려있었고, 천만다행하게도 바위나 나무가 없었기에 왼쪽 발목부분을 제외하고는 멀쩡할 수 있었답니다.
지나고 나서의 생각이지만 만약 넘어진 곳이 낭떠러지였거나 넘어질 때 나무 등걸이나 바위 등에 머리를 부딪치기라도 했다면 아마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 그나마 정말 다행이라고 여겨집니다.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죠.

겨우 길 위로 자세를 잡고 앉아서 양말을 벗고 살펴보니 왼쪽 발목부분이 불룩하게 부어있으나 통증은 바로 느껴지지 않기에 살며시 힘을 주어봤더니 힘이 들어가지 않고 감각이 이상하게 느껴졌답니다.
밟은 돌멩이가 빠지면서 종아리를 쳤는데 넘어지는 육체의 힘이 실리면서 타격이 심했나보네요.
에이! 어찌 이런 일이...
조금 쉬다보면 괜찮아지겠지!
엎어진 김에 끼니나 해결하자며 김밥을 먹으면서 시원한 생수병으로 아픈 부위에 한참이나 마사지를 했는데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그러나 어떻게든 내려가야 된다는 생각으로 등산스틱을 의지해 한 발짝 디뎌보니 통증이 확 밀려왔답니다.
어쿠나, 이를 어쩌나!
얼마나 다쳤는지는 몰라도 이거 큰일 났다 싶은 생각이 확 밀려오고, 내려가는 길도 지도상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아 일단 계곡 쪽으로 엉덩이 걸음으로라도 내려가 보겠다면서 약 20여 미터쯤 미끄럼을 타듯 내려와 봤는데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더는 움직일 수가 없었답니다.
63년을 살아오면서 크게 다치거나 아파보지 않았고, 수많은 산들을 수없이 다녔었는데 별로 높지도 않은 불기산에 와서 이게 무슨 꼴이람...

이를 어떻게 하나!
정말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할 수 없지. 119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태어나서 생전 처음으로 13시 20분쯤 119로 전화를 걸었답니다.
일반 전화와는 달리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인지라 왠지 부담감이 크고, 개인적인 잘못으로 다쳤는데 구조에 바로 응해주기나 할런지 아니면 구조대가 다른 구조 활동이 있어 구조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이라도 듣게 되지나 않을지 전화가 연결되는 잠시 동안이지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답니다.
나의 부주의로 구조대원들 고생을 시키는 전화인데 어찌 마음이 편할 수가 있겠어요?

“가평구조대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일단 구조대에 연락이 되었으니 산을 내려가지 못하고 여기서 밤을 세거나 산짐승에게 물어 뜯기지는 않을 거라는 안심이 들었답니다.

여기 불기산인데 등산을 하다가 다리를 다쳤고 도저히 혼자서는 내려갈 수가 없어 구조를 요청 드립니다.
도와주세요!

“예! 걱정하지 마시고 어디를 얼마나 다쳤으며, 지금 위치가 어디인지 대충이라도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위치가 확인 되는대로 바로 구조대를 출동시키겠으니 안심하세요.“라는 친절한 응답을 들으니 걱정이 조금 줄어들데요.
핸드폰 배터리는 충분한지, 그리고 위치 추적을 위해 카톡 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도 가평구조대에서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10분이 채 되지 않아 내가 있는 곳이 확인되었다며, 구조대가 바로 출동했으니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기다리라는 전화가 다시 걸려왔답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구조대가 오면 빨리 찾을 수 있게 비교적 사야가 트인 곳으로 옮겨 앉아 구조대를 기다리는데 남의 일로만 여겨왔고, 말로만 들어왔던 119 구조를 막상 내가 받게 되다니 야릇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등산로가 잘 닦여있는 산으로 다니고 철저히 주의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국가기관에 폐를 끼치게 되어 그저 미안할 따름이었죠.

30분정도 지났을까 계곡 저 아랫마을로부터 개들이 짓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짐작하기에 구조차량이 도착했기에 조용하던 마을에 늘어지게 낮잠이나 자던 개들이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오랜만에 밥값을 하는 소리였겠지요.
GPS 위치추적 시스템으로 이미 내 위치가 확인되었으니 구조대를 조우하는 것은 시간문제였고, 그 사이에도 가평구조대 본부에서는 전화로 나의 현재 상황을 다시 확인하고, 구조대가 근처까지 출동 중임을 알려주었답니다.
중간 중간 구조 활동 상황을 친절히 알려주고 불안해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다친 사람을 안심시켜주는 세세한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로부터 30분 정도 더 지나 계곡아래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기에 큰 소리로 “여기요!”라고 응답하는데 곧 주황색 유니폼의 구조대원이 한 두 명씩 올라오면서 무전기로 나의 위치를 알리고, 이쪽저쪽에서 모이는 것을 보니 길도 없는 계곡이기에 밑에서부터 서로 분산하여 나를 찾아 올라왔나봅니다.
구조대원들이 먼저 올라왔는데 우선은 다친 부위를 살피고 나서 구급대원이 곧 도착할거라면서 재차 안심을 시켜주네요.
무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길도 없는 계곡을 거슬러 잡목을 헤치면서 올라온 대원님들께 너무나 미안한 마음인지라 괜히 나 때문에 고생시켜드려 죄송하다 했더니 구조대의 당연한 의무라면서 나를 안심시키기를 우선하고, 다친 부위를 잘 치료해야 한다면서 자기도 다쳐서 지금도 발목에 보호대를 끼고 있다하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서인수 구조대장이셨는데 나 같은 사람 구조를 위해 산을 다니다가 다쳤으리라 여겨집니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기에 구조대원들이 땀이 비 오듯 하여 배낭에 들어있던 물을 마시라고 건네도 따로 준비해왔다면서 사양하시는 것을 보니 오직 구조대원으로서의 본분만 다하려는 마음으로 비쳐줬답니다.
곧이어 구급대원이 올라오고 다친 부위를 간이 깁스로 고정을 하였답니다.

이제부터는 환자를 데리고 내려가는 실질적인 구조작전이 시작되었는데 앞에서 잡목이나 장애물을 헤치며 길을 트고 안내하면서 전체적인 구조 활동을 리드하는 구조대장과 나의 양쪽에서 부축하는 대원, 혹시나 넘어질까를 대비해서 앞뒤에서 잡아주는 대원으로 팀을 이루어 내려가는 것을 시도했는데 사면이 가파르고, 잡목이나 너덜 등의 장애물이 많아 도저히 내려올 수가 없었답니다.
다친 다리에 어느 정도 힘을 줄 수만 있다면 가능도 하겠지만 전혀 발을 디딜 수 없으니 대원이 나를 업고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답니다.
내 몸무게가 80kg이 넘는데 이를 어쩌나!
점점 더 미안한 마음이 들어 대원들 얼굴을 똑바로 볼 수도 없는 심정이었지요. 덩치라도 작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키 182에 몸무게 80kg인 저를 업고서 길도 없는 사면과 계곡의 너덜을 타고 내려오기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해봐도 그 방법밖에는 달리 없을 듯 했답니다.

힘이 좋은 대원들이 교대로 나를 없고, 뒤에서는 앞으로 꼬꾸라질 것에 대비하여 내 허리춤을 잡고, 옆에서는 부축하거나 잡목을 해쳐주면서 조금씩 내려오는데 같이 나뒹굴 뻔 하기도 몇 번이나 있었답니다.
엉덩이로 미끄러져 내려오다가 밤송이에 찔리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얼굴이 스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오직 나를 안전하게 내려오게 하는데만 구조대원들은 전심전력을 다 기울이셨답니다.

잡목이 조금 트이는 곳에서는 들것에 나를 실어 옮기는데 계곡이 험한데다가 너덜이 울쑥불쑥하여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 제발 대원들이 다치지 않고 저 아래 마을까지 무사히 내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데요.
지도상으로는 그리 멀지가 않은 것 같은데 내려오는데 무척이나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았고, 실제로는 구급차에 도착할 때 까지 1시간 조금 더 걸린 것 같은데 제 입장에서는 미안한 마음인지라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겠지요.

악전고투 끝에 마을 맨 위쪽에 있는 집의 지붕이 보이고 계곡을 넘어 마당을 지나니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었지만 구급차에 오르니 이제는 정말 구조가 되었다고 안심이 들었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를 구조하느라 참으로 고생하신 구조대원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말도 제대로 건네지 못했고,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음료수라도 사 드시라고 몇 푼 건네려했더니 서인수 구조대장께서 구조대원들의 사명과 봉사정신에 먹칠이 된다면서 일언지하에 거절하시는데 너무나도 감사한마음에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표현하려 한 것이 서인수 대장의 말씀을 듣고 보니 구조대원들의 투철한 봉사정신과 참된 공직자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내 낯이 그저 부끄러울 뿐이었답니다.
구급차 뒷문이 닫히기 전에 치료를 잘 받으라면서 끝까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서인수 구조대장과 구조대원님들께 다시금 깊이 감사드립니다.

구급차안에서는 청평구급대 소속의 구급대원께서 같이 동승하여 우선 어디로 후송을 할 것이라는 것과 사후 진행사항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혈압과 맥박 등 기본적인 몸의 상태와 혹시라도 다른 불편함이 없는지와 심적 상태까지도 세세히 체크해주시네요.
마석에 위치한 “원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서도 접수를 비롯하여 제대로 응급조치를 받는지에 대해서까지도 챙겨주신 후에야 치료를 잘 받으라는 격려 말을 남기고 구급대로 돌아가셨답니다.
다시금 청평구급대원님과 구급차 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원병원”에서 X-RAY를 촬영한 결과 정강이뼈 두 곳이나 부러졌고, 서울에 살고 있다니 빨리 주소지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으라면서 진료자료를 챙겨주었답니다.
역시 그랬구나. 근육이나 인대가 타박상으로 부었고 며칠 안정을 취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졌었는데 골절상이라니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 하는 절망으로 여지없이 무너졌답니다.
어찌 이런 일이...
더위도 조금 지나면 꺽일테고 산을 다니기 딱 좋은 계절이 다가오는데 다리뼈가 부러졌다니 이를 어쩌나!
정말이지 이를 어쩌나!

서울로 급히 연락을 해서 차로 이동하여 집에서 가까운 강동 경희대병원에 문의를 했더니 내일부터 사흘간 연휴라서 수술날짜가 17일경에나 잡힐 수 있다네요. 이 또한 앞이 막막하게 느껴졌답니다.
어차피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한 시간이라도 빨리 하는 게 좋을 터인데 사흘이나 기다려야한단 말인가?

다행히 운 좋게도 송파구에 있는 대부님의 사위가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 대모님께서 부탁하여 14일 아침에 휴가를 떠나기로 하신 원장님께서 휴가일정까지 미루면서 철물보형재를 뼈에 덧대고 피스를 일곱 개나 박아 부러진 부위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14일 아침에 받았고, 12일 동안 입원하였다가 퇴원한 후 통원치료와 물리치료를 지금도 받고 있으며,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9월15일부터는 화장실 가는 정도만으로 조금씩 걸음을 떼고 있으나 아직도 다리에 부종이 가시지 않아 한 시간만 책상에 앉아도 부종이 더 심해진답니다.
비록 뼈를 고정시키려고 박아놓은 철물보형재는 최소한 1년이 지나야 수술로 다시 빼낸다지만 3개월 정도 지나면 부종도 없어진다니 뛰지는 못해도 걸음은 제대로 걸을 수 있겠답니다.
하루빨리 다시 산에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가 마누라로부터 좋은 소리를 못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정도로 다친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라 여겨집니다.

가평구조대와 청평구급대의 헌신적이고 친절한 구조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마음과, 사람은 보통 자기가 직접 어려움에 처해보지 않고서는 도움을 주시는 분들의 평소 수고와 고생을 제대로 알 수 없기에 금번 나의 경험을 예로 들어 구조대나 구급대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알리고자 상세하게 기술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가평구조대와 청평구급대원 여러분의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다리가 다 나으면 불기산을 맨 먼저 다시 올랐다가 가평구조대를 찾아가서 감사의 인사를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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